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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누구나가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쾌적함'은 또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요?

<The Tokyo Toilet> 프로젝트는 화장실을 설계하기 전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사람들은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을까?"하구요. 어떤 공간이어야 할지를 생각하기 위해 이용자의 시선에서 문제를 찾아보고자 한 거죠.

4개의 문제가 있었어요. 냄새가 나거나, 어둡거나, 무섭거나, 더러워서.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사람들이 더 쾌적하게 공중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물음에서 16명의 건축가/크리에이터들의 색다른 화장실이 만들어집니다.

아래에서 님께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5개의 테마로 나눠 6군데의 화장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들은 어떤 화장실을 만들고자 했을까요?

요요기 후카마치 소공원 화장실과 하루노오가와 커뮤니티 파크 화장실을 디자인한 건축가 반 시게루는 누구나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화장실을 만들고자 했어요.

여기서 바로 ‘투명한' 화장실이 탄생했어요. 말 그대로 화장실 안이 그대로 보이는 거에요! 현지에서 방문했을 때도 정말 안이 다 들여다보여서 잠깐 당황했는데요, 안심하셔도 돼요. 왜냐하면 화장실 문을 잠그면 유리가 불투명하게 바뀌거든요!

여기에는 전기를 통해 불투명 상태를 만들어주는 고성능 특수 유리인 ‘순간조광유리'가 사용되었다고 해요. 안에 사람이 있을 땐 불투명해서 보이지 않고, 사람이 없을 때는 투명하니 화장실 안이 깨끗한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고 들어갈 수 있는 거죠!

그런데 나나고 도리 공원에는 이보다 더 청결함에 진심인 화장실이 있어요. 바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토 카즈의 작품인데요. 세계에서 가장 청결한 공중 화장실을 목표로 디자인했다고 해요.

여기는 바로 손을 대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거든요! <Hi toilet>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화장실에서는 ‘문을 열어줘', ‘변기 물 좀 내려줘' 같은 말을 하면 자동으로 시스템이 작동해요. 지금은 영어와 일본어에만 대응하고 있는데 제가 직접 가보니 음악을 틀어달라는 지시도 가능해서 재밌더라구요!

마치 스노우볼 같은 특이한 외형은 신선한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공기의 흐름을 억제해서 냄새가 체류하지 않기 위한 구조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하나하나 그냥 만든 곳이 없다는 게 재미있지 않나요?

여기, 멀리서도 시선을 확 잡아끄는 새빨간 화장실이 있어요. 바로 히가시 산초메의 공중화장실이에요.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타무라 나오가 설계 시 가장 많이 고려했던 것은 바로 ‘안전'이었어요. 화장실의 위치가 시부야의 중심가를 벗어난 한적한 곳, 그것도 철길 바로 옆이라 인적이 드문 밤에는 사람들이 무서워서 사용하지 못할 것 같은 그런 곳이었거든요.

그래서 택한 것이 ‘빨강'이었어요. 여기에 화장실이 있다는 걸 명확하게 나타내면서도 심리적인 긴장감을 만드는 빨간색의 경고 컬러를 사용해서 범죄를 방지하고자 한 거죠. 정말 그 의도에 맞게 디자인되지 않았나요?

니시하라 잇쵸메 공원의 화장실은 사카쿠라 타케노스케의 작품이에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곳이랍니다. 사실 여기는 위치상 밤만 되면 너무 깜깜해서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화장실이었어요. 그래서 그는 ‘행등’이라는 조명기구의 이미지를 화장실에 옮겨 밤에도 밝게 빛나 사람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사실 제가 감동받았던 건 그뿐만이 아니었는데요.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기분 좋음'을 의도했다는 거에요. 폐쇄적이고 답답한 곳보다는 이용자를 위한 개방적이고 기분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한 거죠.

그래서 천장을 높게 만들고, 투명한 유리 외벽에 숲의 풍경이 비치도록 했어요. 마치 화장실 안에 나무 그림자가 살짝씩 비치는 듯한 선선하고 기분 좋은 공간을 만들고자 한 거죠.

실제로 제가 화장실 안에 들어갔을 때도, 싱그러운 초록색 벽에 살짝씩 비치는 나무 그림자가 얼마나 멋지던지! 공중 화장실 안에 오래 머물고 싶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었어요. 이렇게 같은 공간이라도 무엇을 의도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공간이 탄생하고는 합니다.

건축가들은 확실히 주변 경관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쿠마 겐고는 나베시마 쇼토 공원 화장실을 디자인하면서 주변 공원의 경관에 맞춰 화장실을 삼나무 마을처럼 만들고자 했거든요. 그래서 하나의 상자같은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5개로 나눠진 작은 화장실이 모인 형태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일본의 나무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목재를 활용했어요. 밖에도, 화장실 안에도 나무가 가득해서 정말 숲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신기한 공간이었어요. 주변 공원과 어색함 없이 어울리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구요. 조화를 생각한 거장의 아이디어가 빛나지 않나요? 

자, 이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완전히 새로운 화장실을 소개합니다! 이런 곳이 화장실이라고? 처음에 갔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공간이에요.

바로 마일스 페닝턴을 필두로 도쿄대 DLX 디자인랩에서 디자인한 하타가야 공중 화장실입니다. 도쿄대 DLX 디자인랩은 국내외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획기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안하는 연구실이래요. 새로운 것을 만드는 팀이라 그런지 이 화장실을 설계한 의도도 꽤나 독특합니다.

바로 용변을 해결한다는 화장실 본래의 기능이 아닌, 제 2의 공간으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자 했거든요. 바로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서요!

화장실에서 만나 가지는 모임이라니, 생각해본 적도 없지만 이 공간을 보니 안 될 것도 없더라구요? 화장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정말 흥미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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